
주말 낮이면 점심 먹으면서 CSI를 시청하며 자란 나. 그 영향으로 온갖 수사물과 추리 소설, 추리 만화를 섭렵하며 자랐다. 수사물이라면 거의 안 가리고 볼 정도였으니까. 당연히 제일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은 CSI 라스베가스. 난 더빙판을 보고 자란지라 나중에 OCN인가에서 자막판을 처음 봤을 때, 낯선 목소리에 적응하지 못했던 기억도 있다.
무튼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형사님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자주 본다. 그런 사람이 헌책방에서 이런 제목의 책을 마주했으니 어떻게 안 사겠어요. 내가 드라마로 접하는 것 말고, 정말 현실적인 우리나라 CSI의 면모를 설명해 주는 책이다.

몇 가지 사건을 예로 들면서, 과학 수사에서 어떤 부분들이 중요하게 작용했는지를 말한다. 그리고 그 과학 수사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도 설명한다.
나는 미디어로밖에 내용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새삼 놀랐던 부분은 현장에 나가서 증거를 채취하는 사람과 실험실(?)에서 그 증거를 분석하는 사람은 또 다르다는 점이었다. 드라마에서는 현장에서 증거 수집한 사람이 실험실에 그걸 들고 와서 분석하니까. 근데 잘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것 같기는 하다. 각자 잘하는 분야가 있는 법일 테고.
과학 수사 요원은 다 과학적인 루트(?)를 타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형사로 들어왔다가 과학 수사에 관심을 보여서 그쪽으로 전문가가 되신 분도 계시더라. 그리고 아직 과학 수사를 도입하려고 애쓰신 분들의 이야기도 실려 있었다. 범인을 잡는 것에 도움이 되니까 당연히 금방 정착했을 거라 생각했는데, 현실적으로는 그 과학 기술에 대한 불신이나 다양한 요소들에 의해 거부감이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이만큼이나 당연해진 데는 요원들의 갖은 노력이 있었던 덕택이더라. 수사 기법의 발전도, 그걸 활용하는 것도 무엇 하나 당연하지 않더라.



검시관, 화재 감식 전문 요원, 지문 채취의 대가, 현장 감식 전문가... 막연히 과학 수사 요원으로만 알고 있던 것들이 구체적인 모습을 띄게 되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상 모든 사건이 다 해결되는 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많이 아파진다. 이 사람들이 자기 능력을 재량껏 다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적으로도 잘 갖춰져 있으면 좋겠다. 책 자체는 11년도에 나왔으니 지금은 더 좋은 환경일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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