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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날의 독서

대선을 앞둔 우리에게 필요한 말,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위험한가>

by 별날(byeolnal) 2025. 6. 1.

 

 

트위터에서 추천을 봐서 빌려 온 책. 예약해 놨던 책이랑 겹쳐서 빌리는 바람에 반납 직전에 후다닥 읽느라 고생... 하지만 읽고 나니 정말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왜? 지금 이 시국, 대선이 코앞으로 온 우리에게 너무나 필요하고 중요한 말이니까.

 

 

 

상대적 빈곤을 키우는 정당을 지지하도록 다수 유권자를 설득하기 위해 공화당이 내놓은 해법은 중하류층과 극빈층을 이간질해서 내 지갑을 얇게 만드는 주범이 상류층(과 상류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초점을 흐리는 것이었다. 겨우 입에 풀칠을 하는 사람들이 입에 풀칠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들과 티격태격하는 한, 이 두 집단은 부자들을 상대로,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인구를 소수의 최상류층과 절대 다수의 어려운 사람들로 양분하는 사회·경제 체제를 상대로 싸움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이걸 보고 나서 제일 처음 든 생각은 이거였다. 이게 결국 최저임금 올리면 자영업자 다 죽는다는 그거 아닌가? 사실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그만큼 생활에 여유가 생기니 그 돈이 시장에 돌아 경제를 살리는 건데. 사실 진짜 문제는 교묘하게 최저임금조차 주지 않으려고 하고, 최대한 돈은 덜 쓰고 이익은 긁어 모으려는 자본가들인데.

 

 

 

 

우리는 보통 수치심을 감정으로, 그것도 굉장히 고통스러운 감정으로 여기지만 수치심은 사실 자기애(라고 해도 좋고 자부심, 자존심, 자존감 또는 자기가 쓸모 있다는 느낌이라고 해도 좋은데)라는 감정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다.

 

그러나 수치심의 더 파괴적인 부작용은 사람이 '수동적이고 의존적이고' 싶은 자기 마음(남들에게 사랑과 보살핌을 받고 싶은 마음)을 지우기에 급급한 나머지 정반대의 극단으로 나가서 남들에게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굴며 폭력까지 불사할 때 나타난다.

 

 

수치심이 자기애가 없는 상태라니,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사실 맞는 말이다. 내가 원하는 내가 되지 못해서 느끼는 거라고도 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그 수치심이 남들에게 공격적으로 굴며 폭력까지 쓰게 만들 수 있다니. 수치심이 복지에 기대야 한다는 의존성을 용납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니. 그래서 복지의 혜택을 받는 사람이라도 똑같이 복지 혜택을 받는 다른 사람을 질책한다는 것이다.

이 작가는 수치심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사람과 죄악감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다르다고 했다. 죄악감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사람은 좋지 못한 환경에 있는 사람을 보면 자신이 조금이라도 나은 상황에 있다는 것에 죄악감을 느끼기 때문에 세상이 더 나은 방향으로 가도록 애쓰게 된다고. 

 

 

 

그러나 아마도 가장 큰 아이러니는 공화당 정치인들이 공통적으로 입에 담는 정치적 수사가 민주당이 유럽식 사회민주주의나 '복지 국가'를 추구한다고 비난하고 그것은 결국 소련식 공산주의와 빈곤, 전제정치로 치닫는다고 주장하여 미국 국민이 그런 사실을 깨닫지 못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와. 이것 또한 너무 놀랐다. 우리나라 역시 민주당과 그 지지자를 중국 공산당으로, 빨갱이로 내모는 것과 매우 똑같지 않나? 국민의 눈을 가리는 과정이 너무나도 똑같다. '복지 국가'를 추구하는데 어떻게 공산당이 된다는 것인지 매번 의문이었는데 이게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게 기가 차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더라.

 

 

 

따라서 유권자들이 대통령 후보에게 표를 던질 때는 개인이 아니라 사실은 그가 속한 정당을 찍는 것임을, 좋든 싫든 그 정당과 결부된 모든 이념을 보고 투표를 하는 것임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
사실 선거 운동의 틀을 두 후보의 순전히 개인적인 대결로 몰아가려는 목적 중 하나는 두 당의 실제 정책 차이가 무엇인지에 유권자가 주목하지 못하게 만들려는 데 있다. 그래야 개인적으로 어떤 일을 성취했고 어떤 추문과 결부되었는지를 놓고 개인들에게 논쟁이 집중되고, 두 정당의 정책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고 두 정당이 정치와 경제에서 어떤 성적을 거두었는지에는 집중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의 우리에게 너무나도 필요한 말이다. 우리는 대통령 후보 개인이 아니라 그 후보가 어느 정당에서 내세운 후보인지, 그리고 그 정당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를 봐야 한다. 물론 그 개인이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검증하는 과정은 분명 중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렇게 대통령이 된 사람이 어떤 정책을 펼치는가이다.

 

우리는 이미 지난 대선에서 0.7%의 표 차이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았다. 내가 살면서 직접 겪을 거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계엄이 펼쳐졌고, 경제는 박살났다. 실시간으로 물가가 올라가는 걸 체감하고 있다. 이 나라는 수많은 혐오에 노출되어 있고, 편 가르기에 고통받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정당이 내세우는 이념을, 정책을 살펴야 한다.

 

대선이 코앞이다. 부디 이번 대선에서는 반가운 소식만 들리기를 바란다.